안녕하세요, 아몬드입니다!
약 한 달쯤 전에, 독립서점을 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책을 포스팅에서 소개한 적이 있어요.
독립 서점을 열고 싶은 당신이 꼭 읽어야 할 책: 서울의 3년 이하의 서점들
「서울의 3년 이하의 서점들:솔직히 정말 책이 팔릴 거라 생각했나?」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었던 이유는 제가 독립서점을 열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꾸밈없는 현실적인 독립서점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퇴사를 고민하던 중에 이 책을 읽고 너무 마음에 들었어서,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다른 책을 읽어보았어요.
바로 아래 책입니다.
「서울의 3년 이하 퇴사자의 가게들: 하고 싶은 일 해서 행복하냐 묻는다면?」
지난 번에 읽은 책은 서울에서 독립 서점을 운영하고 계신 분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엮은 내용이었는데,
이번에 읽은「서울의 3년 이하 퇴사자의 가게들: 하고 싶은 일 해서 행복하냐 묻는다면?」은
책 제목 그대로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3년 이내 퇴사자 7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내용이 담겨 있어요.
인터뷰어의 주요한 질문 내용은 이 3년 이내의 퇴사자들이 퇴사 전 하던 일이 무엇인지, 퇴사를 하게 된 계기 등을 포함해서
현재 하고 있는 가게의 창업 비용,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 수익 구조 등 현실적인 내용들이어서
진지하게 퇴사 후 자영업을 시작하는 것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인터뷰의 주인공들은 모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자영업을 시작하신 분들이지만
회사를 다니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도 않고, 무조건적인 퇴사를 권유하지도 않아요.
그보다는 퇴사를 하고싶다는 현재의 고민에서 한 발 물러서서,
조금 더 각자의 상황과 미래 계획에 대해 현실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도록 조언해줍니다.
그럼,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가 책을 읽으면서 밑줄 친 내용을 몇 가지만 공유할게요😊
Q. 하고 싶은 일 해서 행복하냐 묻는다면?
A. 행복하다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적어도 점점 더 불행해지는 길로 가고 있지는 않은 거 같다.
Q.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두는 게 좋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좋아하는 동시에 잘 해낼 수 있어야 직업으로 삼아도 좋을 거다. 좋아는 하는데 못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불행해질 수 있다. 내게는 디자인이 그랬던 거 같다. 좋아하면서도 잘 해낼 수 있는 일인지 확인이 필요할 거다. 근데 이건 직접 해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거 같다. 디자인을 직업 삼으면 불행하고, 요리를 업 삼으면 즐거울지, 대학생 시절의 내가 알 수 있었겠나? (김지은, 진저키친)
Q. 하고 싶은 일 해서 행복하냐 묻는다면?
A. 답이 정해진 질문 아닌가?
Q. 퇴사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잠이 부족하면 몸에서 신호를 보내 졸리는 거처럼, 퇴사가 필요하면 마음이 신호를 보내 사표를 쓰는 거라 생각한다. 눈을 감으면 잠이 들고 몸이 회복되듯이, 퇴사 뒤에도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나아갈 길이 보일 거다. 부디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지 말길 바란다. 스스로를 증명하고 싶어서,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서,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보이려고, 너무 노력하다 보면 퇴사가 회사보다 오히려 무거운 족쇄가 될 수 있다. (김소정, 엠프티폴더스)
Q. 커피 원가 해봤자 얼마 하지도 않는 거, 너무 남겨 먹는다고 오히려 불만 갖는 소비자도 있지 않은가?
A. 에스프레소 머신, 그라인더 감가상각 포함해서 계산해주신 걸까? 고장 수리 비용도 같이 더해주셨을까? 신선도 유지하려고 폐기하는 원두값, 매일 설거지하고 청소하는 인건비, 냉난방 전기세도 포함해준 걸까? 월세도 고려해서 비싸다고 느낀 걸까? 그래도 비싸게 느끼신다면 나도 뭐라고 답하기 어려울 거 같다.
Q. 반대로 오너가 되고 나서 힘든 점을 꼽는다면?
A. 첫째로, 불규칙한 현금흐름이 힘들다. 둘째로, 휴가 쓰는 게 참 어려운 일이다. 셋째로, 따로 밥 먹을 시간이 없다.
Q. 일단 3년은 다녀보고 판단하란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관두고 싶을 때 관두는 게 맞다고 보는 편이다. 퇴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괜히 드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직접 겪어보며 뭔가 이건 아니다 싶은 것들이 쌓였기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겠나? 구태여 논리를 따져가며 누군가를 설득할 필요가 없다. 관두고 싶다는 고민만으로도 퇴사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본다. 근무한 기간과는 상관이 없을 거다. (김도엽, 머스타드)
Q. 퇴사 이후의 삶에서 예상과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일까?
A. 회사 다닐 때 싫었던 게 매일 똑같이 사는 거였다. 근데 가게를 하면서 오히려 더 똑같이 산다. 오픈 첫날부터 지금까지 바뀌는 게 진짜 하나도 없다. 직장인보다도 반복적인 일상을 살게 될 줄은 예상 못했다.
Q. 퇴사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일단 제일 중요한 거, 회사를 나온다고 편해지지 않는다. 편한 거로 따지면 회사 만한 데가 없다. 그거만 알아둬도 좋을 거다. (홍창민, 버섯집)
Q. 최적의 조건인데 왜 퇴사했나?
A. 현재의 기준에선 최적인데, 미래가 없었다. 언젠가는 결국 회사 밖으로 나가야만 할 텐데, 밖에선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는 걸 느꼈다. 회사 밖의 노후를 상상하면 눈앞이 깜깜해지더라.
Q. 돈은 많을수록 좋지 않나?
A. 일을 통해 보람을 느끼게 된 건 퇴사 이후 가장 큰 성취이고 변화다. 돈은 그다음이다. 풍요롭고 불안했던 직장생활 10년 덕에 우선순위는 확실히 세웠다.
Q. 퇴사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적당히 싫어서 나오기엔 회사는 괜찮은 곳일 수 있다. 버틸 수 있을 때까진 최대한 버텨보라 감히 말하고 싶다. 진짜 회사가 싫은 건지, 정말 퇴사가 필요한지. 본인의 진심을 헤아릴 충분한 시간을 갖길 추천한다. 어차피 나와도 힘들다. 나와야 할 분명한 확신이 필요하다. 잘 퇴사하기 위해서라도 직장 일에 최선을 다해 보길 권한다. 그래야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다. (김희정, 르페셰미뇽)
Q. 회사를 관두게 된 이유는?
A. 성취감에 대한 아쉬움이 가장 컸다. 학생 시절에 혼자 사업을 했었다. 직접 기획하고 생산한 제품을 누군가가 좋아해 주는 걸 보며, 적게나마 세상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고 느꼈었다. 회사에서도 그런 만족을 이어갈 수 있길 바랐으나, 아쉽게도 그러지 못한 거 같다.
Q. 좋아하는 일을 하면 덜 벌어도 괜찮다는 말에 동의하는 편인가?
A. 좋아하는 일을 직업 삼은 기쁨만큼 어느 정도 소득은 포기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전부를 포기하면 안 되겠지. 정도의 문제 아닐까. 좋아하는 일로도 필요한 만큼의 소득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접근이 중요할 거다.
Q. 퇴사를 둘러싼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나?
A. 퇴사는 개인의 상황에 따라 고민하고 결정할 문제지, 유행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퇴사는 누구보다 자신의 마음속 목소리에 집중해 고민할 문제다. 본인이 회사에서 처한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신이다. 당연히 퇴사 여부를 따질 때 가장 중요한 기준 역시 본인의 목소리여야 할 거다. (정인성, 책바)
Q. 회사 일에서도 의미를 찾아볼 수 있지 않겠나?
A. 누군가는 찾을 수도 있을 거다. 근데 그럴 능력이 없었던 거 같다. 책상 앞에 앉아있는 스스로가 공장의 로봇처럼 느껴졌다. 정말 아무 생각도 안 해도, 출근하고 퇴근하면 하루가 다 지나갔다. 아침에 눈을 뜨는데 오늘에 대한 아무런 기대가 없는 자신에게 미안했다.
Q. 하고 싶은 일 해서 행복하냐 묻는다면?
A. 하고 싶은 일 하고 있다. 다만 행복은 별개 문제인 거 같다.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있고, 행복하기 위해 역시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는 편이 맞을 거 같다.
Q. 퇴사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퇴사한다고 절대 편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고생이 많을 거다. 하지만 고생이 곧 불행은 아니다. 편함이 행복과 같은 말이 아니듯, 고생스럽더라도 불행하지 않게 살아갈 방법은 회사 밖에도 많다. 죽으면서 못해본 걸 후회할 거만 같은, 확실하게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감히 퇴사를 추천하고 싶다. 사람은 태어나서 한 번을 살고, 흘러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내가 퇴사를 결심한 기준이다. (유재필, 오혜)
*현재 책방 오혜는 온라인으로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는 책의 모든 부분이 좋긴 했지만 그중에서도 마지막 챕터의 주인공인
책방 오혜의 운영자 유재필 씨의 인터뷰 내용이 많은 공감이 되었어요.
특히 오프라인에서 임대료를 내야 하는 비즈니스의 한계와 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하셨는데요,
지금은 오프라인 매장은 폐업하고 온라인 스토어만 운영하고 계시더라구요.
인터뷰 당시에는 코로나가 문제가 되지 않았었을 텐데, 그때에도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신 것을 보니
(건물주가 아닌 이상) 오프라인에서 자영업을 하는 게 정말 녹록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과 행복한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말도 좋았습니다.
흔히들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면 행복할 거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도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하고 싶은 일을 할 때에 행복함을 느끼는 것은, 하고 싶은 일만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제약이 있기 때문에 그 제약에서 벗어난 상황에서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있는 그 상황에서도, 이전에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저를 괴롭히는 일들이 생길 거구요.
예전에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어야 한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그땐 그게 무슨 의미인 지 이해가 안 갔는데, 요즘에야 그 뜻을 깨닫고 있습니다.
바로 '행복함'이라는 어떠한 상태를 목표로 삼는 게 아니라,
나의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것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요.
이렇게 말은 쉽지만 삶에서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요😂
혹시 퇴사 후에 자영업을 시작하는 것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그 생각을 실행하기 전에 이 책을 통해서 어느 정도 미리보기를 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그리고 퇴사를 하면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한 번 더 같이 생각해보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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