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와 나

퇴사를 고민하는 밤, 털어놓는 나의 실패담

민아몬드 2020. 10. 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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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몬드입니다😀

얼마 전부터 온도가 부쩍 내려가는 바람에, 캐리어에 넣어놨던 겨울옷들을 꺼내서 세탁기를 쉴 틈 없이 돌리고 있어요.

저는 여름파긴 하지만, 좋아하는 겨울 냄새를 맡을 수 있어서 밖에 나갈 때마다 괜히 설레기도 해요.

 

얼마 전에는 업무차 회사가 이사하기 전에 있던 동네에 다녀왔어요.

제가 사회인이 되어서 처음 출근했던 회사 건물과, 매일같이 지나다니던 길을 보니 기분이 묘해지더라구요.

 

매일 출근할 때 건넜던 육교

 

그런데 제 기분을 더 이상하게 만든 건,

이 동네는 변한 것 없이 그대로인데, 그 사이에 저는 너무 많이 변했다는 사실이었어요.

그땐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서 인정받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지금은 어떻게든 일을 안 하려고 노력하고 있거든요😂


돌아보니 그래요.

제가 운이 없었던 건지, 아니면 제 그릇이 거기까지였는 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하고자 하는 업무는 못 맡고 원치 않는 일만 하게 되고,

팀은 또 얼마나 자주 바뀌는지, 그리고 왜 팀장님은 나를 그렇게 싫어하는지.

난생처음으로 화병이라는 병을 앓아보기도 했어요.

 

그만두면 도망가는 것 같고, 회사에 가는 건 지옥 같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시기에 브런치에 썼던 글이 있어요.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많아서 그런 건지, 당시에 꽤나 많은 공감을 받아서 다음 메인에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하하.

 

▼당시 썼던 브런치 글▼

 

나의 아픔이 타인의 성과가 될 때

그날도 나는 울었다 한 동안 잠잠했는데, 또 사건이 터졌다. 금요일 퇴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오후 5시, 팀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업무상 할 얘기가 있다며 팀원들을 회의실로 부른다. 팀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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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괜찮고 다음날은 힘든 나날들이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던 날들과 잘해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버텼답니다.

그러다 보니 신기하게도 상황이 점점 좋아지더라구요.

괜히 사람들이 '존버가 답이다'라고 하는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그렇게 힘든 시기도 버티면서 나름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언젠가부터 다시 제 생활이 하나씩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과는 전부 멀어지고,

어쩌다 보니 약간의 대인기피 증상도 생겨버렸어요.

사람들을 너무 좋아했던 저인데, 이제는 저도 모르게 피하게 되더라구요.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이야기하는 게 누군가에게는 이렇게 힘든 일인 줄 처음 알았어요.

 

차라리 이 힘든 일들이 나를 괴롭히는 누군가 때문에 일어난 거라면 그 사람을 원망하면 되겠지만,

슬프게도 저를 이렇게 만든 건 제 자신이라는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스스로 감수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성공담과 실패담 중 어디에서 용기를 더 많이 얻을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성공담보다는 실패담을 들었을 때 용기를 더 얻는 것 같아요.

이렇게 바보 같은 짓만 골라서 하는 사람이 세상에 나뿐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어서요😂

그리고, 이런 바보 같은 나도 다시 힘을 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요!

 

이제야 밝히지만,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건 유튜버 양킹님의 영상을 보고 힘을 얻었기 때문이에요.

서른살, 다 잃고 밑바닥에서 다시 시작한 이야기 (인생 2회차)

양킹님은 현재 구독자 20만 명의 유명 유튜버예요.

(사실 저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위 영상을 보고 양킹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하)

용감하게 도전하고, 처절하게 실패한 후 한동안 무기력증을 겪었던 본인의 경험을 담은 영상인데

보고 나니 이상하게 용기가 나더라구요.

 

특히 저는 영상에서 말씀하신 '정신 승리' 부분이 와 닿았어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에는 말이 안 될지라도,

스스로 힘을 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비합리적인 자기 합리화, 즉 정신 승리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누워 생각해보니

비록 잘해보고 싶었던 회사 생활은 실패하고, 가까웠던 사람들과의 관계는 엉망이 되었지만

회사 생활이 원치 않는 대로 흘러간 덕분에 다른 관심사를 찾을 수 있었고,

사람들과 멀어지는 바람에 지금 곁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었더라구요.

 

인생은 수리가 된다고 합니다.

한동안 제 인생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하는 생각에 괴로웠는데요,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저 혼자만이 아니라는 사실에 힘을 얻어, 다시 천천히 일어나 보려고 합니다.

 

인생은 틀리면 다시 쓰는 연습장이라는 노래 가사가 있어요.

지금 각자의 문제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분들이 있다면,

오늘은 여기 이렇게 이번 생이 망한 것 같아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는 위안 정도만 드리고

다음에는 꼭, 지금의 이 실패를 딛고 성공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우리 모두 화이팅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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