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와 나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 퇴사 후의 기록 #1

민아몬드 2021. 8. 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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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몬드입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게 어색하게 느껴질 만큼 너무 오랜만에 포스팅을 하게 되었어요!

 

원래 퇴사 후 저의 계획에는 주 2회 블로그 포스팅이라는 게 있었는데요..

그것이 글쎄..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습니다😂

 

사실 실제로 바빠서 시간적 여유가 없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저의 마음에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회사 다닐 때에도 틈틈이 시간을 내서 1주일에 1회 이상은 포스팅을 했는데,

그보다 훨씬 시간이 많아진 지금 2-3주에 한번 겨우 할까 말까 한다는 건.. 하하. 말이 안 되지요😀😀


좋아서 시작한 게 일이 되었을 때

작년에 처음 이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 저는 포스팅하는 것을 진심으로 즐겼어요.

그도 그럴 듯이 당시 저에게 블로그는 단순히 취미 또는 회사 외 사이드 프로젝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까요.

(물론 구글 애드센스 승인을 받겠다! 라는 목표는 있었지만요 ㅎㅎ)

 

물론 지금도 저는 이렇게 글을 쓰는 게 좋아요.

제가 워낙에 투머치토커이기도 하고, 포스팅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키보드의 타닥타닥 소리터치감도 너무 좋거든요!

(..?!)

 

그런데 요즘은 이상하게, 포스팅하는 게 부담스럽더라구요.

 

전 원래 계획적인 사람이 아니에요.

그래서 블로그도, 유튜브도, 인스타그램도 꼼꼼히 콘텐츠를 기획하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하지요.

 

저에게 블로그가 취미이고 사이드 프로젝트였을 때는 이렇게 생각나는 대로 포스팅을 해도

아무렴 어때-! 였어요.

뭐 정말 말 그대로, 아무렴 어떤가요? 그냥 인터넷에 있는 내 공간에 혼자 글 쓰는 건데.

 

그런데 블로그를 통해서 새로운 제안들을 받고, 저를 찾아주는 분들이 많아지고,

이를 발판 삼아 퇴사 후 제 일을 시작하게 되니까 이전처럼 블로그를 가볍게(?) 대하지 못하겠더라구요.

 

반드시 신박하고 새로운 정보들을 알려드려야만 할 것 같고,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꼼꼼히 콘텐츠 내용을 계획하고 써야 할 것 같고..

 

그러다 보니 예전 같았으면 곧바로 티스토리에 들어와서 포스팅을 시작했을 시간에, 포스팅 계획을 쓰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포스팅 글감은 많이 구상해두었지만 실제로 올린 것은 매우 적습니다..

 

이렇게 꼼꼼하게 기획하고 글을 쓰는 것이 포스팅의 퀄리티를 높이는 방법이고,

블로그를 조금 더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해보니까

저와는 맞지 않는 방법이더라고요.

 

저는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면 그 생각에 탄력을 받아서 곧바로 실행하는 성격인데

이렇게 생각과 실행 사이에 한 단계 과정이 더 생기니까

이 중간 과정에서 힘을 너무 뺀 나머지(..!) 실행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그냥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혼자 곰곰이 생각해보니

더 이상 블로그가 취미가 아니라 업무의 일부라고 생각해서 저도 모르게 일을 할 때처럼 하려고 해서 일어난 일인 것 같은데🤔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어요.

왜냐면 이렇게 일하는 방식은 전 직장에서 배운 거거든요.

 

제가 기획팀에서 일했다 보니, 항상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는 장황한 기획서를 작성해야 했어요.

그리고 기획서를 팀장님, 사수에게 검토받고 피드백에 따라서 다시 수정하기를 반복했지요.

그렇게 해서 완성한 기획서는 유관부서에 공유해서 합의를 얻구요.

 

직장 생활을 했던 4년간 이런 업무 방식이 체화되어서

더 이상 리뷰도, 수정도, 합의도 필요 없는 상황에서도 혼자 이렇게 계획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회사는 여러 사람이 함께 협업을 하는 곳이니 체계적으로 일할 필요가 있지만

저 혼자 일하는 지금은 효율적인 게 최고이지요.


부제목을 '좋아서 시작한 게 일이 되었을 때'라고 붙였는데, 다소 동떨어진 이야기를 한 것 같아요.

어찌 되었든, 현재 저는 좋아서 시작한 것으로 먹고살고 있습니다. 

저도 어엿한 사업체의 대표가 되어서 ibk기업은행 광고에 나가보고 싶습니다 ㅎㅎ

 

퇴사하기 전에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삶이 그렇게- 궁금했는데

(오죽했으면 관련 책을 몇 권이나 읽었는지..)

막상 제가 해보니까, 별 거 없더라구요.

 

하루 일과를 온전히 제가 계획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시간 활용이 자유롭다는 점,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지만

회사 다닐 때에는 동료들과 함께 소통하고 업무를 분담하면서 일했는데,

지금은 모든 것을 혼자 하려니 힘에 부치기도 해요.

 

 게다가 퇴사 전에 상상했던 저의 삶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원래 블로그 포스팅도 한 주에 2회는 하고~ 1주일에 한 번씩은 전시회도 보러 가고~ 하면서

조금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었는데요.

어찌 된 게 회사 다닐 때보다 더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어요😂

 

그렇지만 누군가가 퇴사한 것에 후회가 없느냐 라고 묻는다면

전-혀 없다고 대답할 거예요.

 

아침저녁 가리지 않고 일해야 하고,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고

이래저래 스트레스받는 일도 많은 건 사실이지만

 

그냥, 이렇게 제자신으로 사는 게 너무 좋아요.

명함도 새로 팠다는..

 

전 직장을 다닐 때는 성취감을 느껴본 적이 거의 없어요.

 

'나는 우리 K사장을 위해 일하고 있다'

'내 시간을 월급으로 맞바꾸고 있다'

'내 월급은 그대로지만 사장님은 부자가 되겠지'

'가급적 쉬운 일만 하고 싶다'

'오늘 점심은 뭘까'

'퇴근 언제 하지'

 

와 같은 굉장히 비생산적인 생각들을 하면서 업무 시간을 보냈지요. 그래서인지 회사에 호재가 있을 때에도 전혀 기쁘지 않았어요.

'매출이 잘 나왔는데.. 그게 뭐?'

 

그런데 지금은 오로지 제 일에 대한 생각, K사장님의 회사 매출이 아니라 나의 몸값을 어떻게 늘릴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만 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리고 가장 좋은 건, 일을 하면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는 거예요.

 

회사에 다닐 땐 내가 쓰고 있는 이 기획서가 과연 소용이 있는 건지 항상 의문이었는데

지금은 블로그, 유튜브, 강의, 코칭 등을 통해 직접적인 도움을 드리고 있거든요.

특히, 댓글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남겨주시는 분들을 볼 때면 정말이지 힘들었던 것도 잊히고 절로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만약 계속 회사를 다녀서 더 높은 직급에 올라갔더라도, 이런 기분은 결코 느끼지 못했을 거예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그런데 요즘은 점점 줏대가 없어지는 것 같아요.

 

당장 유튜브만 들어가도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누구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고 누구는 저렇게 해야 한다고 하고

이 사람 말을 들었을 땐 이렇게 해야 할 것 같은데 또 저 사람 말을 들으니 저렇게 해야 할 것 같고..

 

여느 때와 같이 마음이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 갔다 하던 어느 날,

문득, 저는 제 자신의 명확한 기준이라는 게 없고, 그게 정말 큰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삶에서 명확한 기준이 있다면, 옆에서 아무리 누가 뭐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았을 텐데

마치 마지막 잎새처럼 작은 바람에도 휙-휙- 흔들리고 있는 제 모습에 현타가 왔습니다.😭

 

남들이 옳다고 말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옳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한동안 잊고 살았던 것 같아요.


예전에 즐겨보던 유튜브 채널이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채널의 주제가 바뀌더라고요. 

흔히 말하는 '돈이 되는, 어그로성' 주제로요.

원래 솔직 담백하게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는 채널이었던지라, 처음엔 적응이 안돼서 혼났습니다.

 

물론 그 크리에이터 분도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해보시는 것이겠지만

왠지 모르게 씁쓸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또 한 번, 저는 앞으로 어떤 행보를 택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꿈⭐️은 이루어진다!

 

아직 저는 미완성 상태입니다.

사실 퇴사를 결심할 즈음에는 제가 거의 다 완성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회사 바깥의 세상에 부딪혀 보니 아직 부족한 게 많더라구요.

 

그래도 다행히 하고 싶은 게 참 많아요.

무언가를 하겠다는 의지가 남아있는 한 희망이 있는 거겠지요.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하나씩 완성해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이제 다시 일하러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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